반도체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HBM이라는 단어와 함께 TSV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작 TSV가 어떤 기술인지, 왜 중요한지는 잘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TSV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HBM의 핵심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은 TSV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까지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TSV란 무엇일까?
TSV는 Through Silicon Via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하면 반도체 칩 내부에 아주 작은 구멍을 만들고 그 안을 전도체로 채워 위아래 칩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칩을 옆면 배선으로 연결했다면 TSV는 칩을 수직으로 관통해 연결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파트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습니다. 기존 방식이 계단이나 복도를 통해 이동하는 구조라면 TSV는 각 층을 직접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당연히 이동 거리가 짧아지고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2. HBM에서 TSV가 중요한 이유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층층이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 메모리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쌓인 칩들이 서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연결 구조가 비효율적이라면 아무리 좋은 메모리를 만들어도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TSV가 등장합니다.
TSV를 적용하면 각 메모리 칩이 수천 개의 통로로 직접 연결됩니다. 데이터가 이동하는 거리가 크게 줄어들고 전력 소모도 감소합니다.
결국 더 빠른 속도와 더 높은 효율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HBM이 AI 서버 시장에서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도 TSV 기술이 있습니다.
3. 그런데 왜 만들기 어려울까?
말로 들으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공정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1) 초미세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TSV 구멍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 수준입니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구멍을 반도체 칩 전체에 수천 개씩 뚫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금만 오차가 발생해도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칩 정렬이 매우 중요하다
HBM은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아야 합니다.
이때 TSV 위치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TSV 공정을 가장 높은 난도의 패키징 기술 중 하나로 평가합니다.
3) 수율 확보가 어렵다
HBM 사업의 핵심은 결국 수율입니다.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수익이 발생합니다.
TSV 공정은 구조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수율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4.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
현재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은 SK하이닉스입니다.
그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남들보다 먼저 시작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AI 시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꾸준히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AI 열풍이 본격화됐을 때 이미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2) TSV 공정에서의 높은 경쟁력
HB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안정적인 생산입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TSV 공정 수율 관리 능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AI용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 엔비디아와의 깊은 협력
현재 AI 시장의 중심에는 엔비디아 GPU가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오랫동안 협력하며 HBM 공급망을 구축해왔습니다.
덕분에 AI 가속기에 최적화된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었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5) 다음 세대 준비
현재 HBM3E 공급과 동시에 차세대 HBM4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의 특징은 현재 제품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는 점인데,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전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5. 삼성전자는 정말 뒤처진 걸까?

HBM 이야기가 나오면 삼성전자가 뒤처졌다는 평가도 자주 나옵니다.
다만 기술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생산성과 품질 검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TSV와 HBM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HBM4 경쟁에서는 충분히 반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서 있지만 경쟁이 끝난 상황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마무리하며..
TSV는 단순한 반도체 연결 기술이 아닙니다.
HBM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이며, AI 시대 메모리 경쟁력의 중심에 있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결국 TSV를 포함한 패키징 기술과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앞으로 AI 산업이 계속 성장한다면 TSV와 HBM 관련 뉴스도 더욱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련 기사를 볼 때 TSV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 반도체 산업 흐름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